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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AWS 서밋 서울 2026⑩] 1만2000개 일자리·15조원의 약속, 그리고 한국

그 선택의 무게는 AWS가 한국 기업과 스타트업을 무대 위로 직접 끌어올린 방식에서 한층 분명해졌다. 제이슨 베넷 AWS 글로벌 스타트업 부문 부사장은 법률 AI 스타트업 로앤컴퍼니의 '슈퍼로이어'를 글로벌 성공...

[AWS 서밋 서울 2026⑩] 1만2000개 일자리·15조원의 약속, 그리고 한국

클라우드 시장의 절대 강자가 20주년을 맞아 서울에서 의미있는 전략적 판단을 공개했다. 코엑스에서 막을 올린 'AWS 서밋 서울 2026'을 통해 연례 기술 및 네크워킹 행사를 진행하면서도 글로벌 클라우드 1위 사업자가 한국 시장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줬기 때문이다.

AWS는 한국을 매출을 거두는 시장이 아니라 다음 성장의 축을 함께 만들 파트너로 호명했다.

실제로 존 펠턴 AWS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기조연설 첫머리에서 한국에 약속한 1만2000개의 신규 일자리, 15조원의 경제 기여, 30만명의 AI 인재 양성을 재차 강조했다. 글로벌 기업의 CFO가 직접 무대에 올라 특정 국가에 대한 투자 청사진을 자신의 입으로 풀어낸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재무 책임자의 발언은 곧 자본의 배분 방향을 뜻하기 때문이다.

특히 펠턴 CFO가 '왜 한국인가'라는 질문에 직접 답한 대목은 이번 서밋의 성격을 압축한다.

그는 세계적 수준의 인프라와 반도체·제조·금융을 아우르는 기업 생태계, 엔지니어링 인재, 그리고 'AI 하이웨이' 비전을 추진하는 정부를 한국의 강점으로 꼽았다. 한국을 AI 시대를 선도할 준비가 된 나라로 규정하고, AWS는 그 리더십을 뒷받침하는 인프라 공급자로 자리를 잡겠다는 구도였다. 시장의 주인공은 한국이고 AWS는 조력자라는 위치 설정은 의도된 선택으로 읽힌다.

이번 서밋의 주제가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였다는 점도 같은 맥락에서 풀어낼 수 있다.

실제로 함기호 AWS 코리아 대표는 생성형 AI에서 에이전틱 AI, AI DLC, 피지컬 AI로 이어지는 진화의 좌표를 제시하면서 그 마지막 단계인 피지컬 AI에 무게를 실었다. 무엇보다 그가 발표한 'Physical AI Frontier' 프로그램은 데이터 수집부터 모델 학습, 시뮬레이션, 엣지 추론까지 전담 팀이 한국 로봇·자율생산 기업을 단계별로 지원하고 글로벌 진출까지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사진=최진홍 기자

여기에는 당연하지만 한국이 AI 칩 설계와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로봇 제조의 생태계를 갖췄다는 평가가 그 배경에 깔려 있다.

그 선택의 무게는 AWS가 한국 기업과 스타트업을 무대 위로 직접 끌어올린 방식에서 한층 분명해졌다. 제이슨 베넷 AWS 글로벌 스타트업 부문 부사장은 법률 AI 스타트업 로앤컴퍼니의 '슈퍼로이어'를 글로벌 성공 사례로 호명했고, 여행·레저 기업 노유니버스의 시스템 현대화 사례를 이어 소개했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와 김환 CJ올리브영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직접 무대에 올라 절차형 에이전트와 AI 네이티브 조직 전환을 발표한 장면은 한국 기업이 AWS 생태계의 전시 대상이 아니라 공동 서사의 화자로 등장했음을 잘 보여줬다.

이 같은 행보가 아무것도 없는 진공 상태에서 나온 것은 아니다.

치열한 격전의 흔적에 가깝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클라우드는 한국에 잇따라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를 발표하며 인프라 경쟁을 가속하고 있고, 네이버클라우드와 NHN클라우드 같은 국내 사업자도 공공·금융 시장을 두고 외산 클라우드와 정면으로 맞서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AWS가 창립 20주년 무대를 서울에 마련하고 CFO까지 등판시킨 것은 격화되는 한국 클라우드 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특히 자체 AI 칩 트레이니움 140만개 배포라는 수치를 전면에 내세운 점은,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려는 자체 칩 경쟁에서 한국 시장을 거점으로 삼겠다는 포석이기도 하다.

다만 약속과 실행 사이에는 거리가 있다. 1만2000개 일자리와 15조원의 경제 효과는 어디까지나 전망치이며, 피지컬 AI 프런티어 프로그램의 실제 성과는 한국 로봇·자율주행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거두는 결과로 검증될 사안이다.

클라우드 사업자가 특정 국가에 대한 투자 의지를 공개적으로 천명하는 일은 흔하지만 그 약속이 실제 인프라 투자와 인재 양성, 토종 기업의 해외 진출로 이어지는 사례는 그만큼 흔하지 않다. AWS가 이번 서밋에서 보여준 의지가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향후 몇 년간의 실질적 투자 집행이 뒤따라야 한다는 뜻이다.

이번 서밋은 한국 AI 생태계가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의 전략 지도에서 어디에 위치하는지를 보여준 좌표가 됐다. 약속의 실현 여부는 이제 한국 기업과 AWS 양측 모두의 몫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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