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이사회 거쳐 투자 집행 본격화
AI 데이터센터·태양광 2027년 상반기 착공 목표
‘현대차그룹-정책금융기관 금융지원·협력 MOU’ 행사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 스마트비즈 = 김종훈 기자 |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9조원 프로젝트가 금융 구조를 짜는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6일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과 새만금 프로젝트 금융지원·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산업은행은 이 사업을 최근 구성한 정책금융기관 협의회의 1호 사업으로 선정했다.
이번 협약의 의미는 자금이 곧바로 집행된다는 데 있지 않다. 지난 2월 발표한 대형 투자 구상을 실제 사업으로 옮기기 위한 금융 틀을 먼저 짜기 시작했다는 점에 가깝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금융협력의 기본 틀을 마련하는 업무협약"이라며 "구체적인 투자 방식과 규모, 참여 형태는 향후 사업별 투자제안서와 재무 모델이 도출된 이후 각 정책금융기관과의 실무 협의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2월 정부·전북특별자치도와 맺은 투자협약의 범위는 단일 공장 신설 수준이 아니었다. 새만금 112만4000㎡ 부지에 9조원을 투입해 AI 데이터센터, 로봇 제조 및 부품 클러스터, 수전해 플랜트, 태양광 발전, AI 수소 시티를 단계적으로 구축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새만금 프로젝트의 우선순위는 태양광 발전과 AI 데이터센터다. /사진=횡성군
하반기 이사회, 2027년 상반기 첫 삽
현대차그룹은 현재 사업구조와 재무 모델 분석을 진행 중이며, 올해 하반기 이사회 의결 등을 거쳐 본격적인 투자 집행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순위는 태양광 발전과 AI 데이터센터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가장 먼저 태양광 발전과 AI 데이터센터를 착공할 예정으로 2027년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설계와 인허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목은 새만금 프로젝트의 실체가 어디에 있는지도 보여준다. 로봇과 수소가 전면에 서 있지만, 실제 초기 사업의 무게중심은 전력과 데이터 인프라에 가까워 보인다. 대규모 재생에너지와 AI 데이터센터가 먼저 깔려야 이후 로봇 제조, 피지컬 AI, 수소 활용 생태계도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이 2월 공개한 구상에서도 AI 데이터센터는 5조8000억원 규모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정책금융이 붙은 이유
정책금융기관 4곳이 한꺼번에 참여한 것도 이런 사업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산업은행은 금융구조 자문을, 기업은행은 로봇·수소부품 관련 중소·중견기업의 생산 기반 확충 지원을, 수출입은행은 해외 진출과 수출입 금융 지원을, 신용보증기금은 보증을 통한 금융 접근성 확대를 맡는다.
현대차그룹 단독 투자만으로 끝나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협력사와 연관 산업까지 묶어 새만금에 생태계를 심겠다는 구상에 정책금융이 역할을 나눠 들어온 셈이다.
돈의 비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전체 9조원 가운데 그룹 자체 출자와 정책금융, 민간 자본 조달의 비중은 사업별 특성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재 사업구조 최적화 작업을 진행 중이며 그 결과를 토대로 정책금융 활용 규모가 구체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재훈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이 '현대차그룹-정책금융기관 금융지원·협력 MOU'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공장 투자'보다 큰 그림
AI 데이터센터도 이번 사업의 방향을 잘 보여준다. 현대차그룹은 이 시설을 단계적으로 GPU 5만 장급 초대형 연산 능력을 갖춘 거점으로 키워 SDV 개발과 스마트 팩토리 구현에 필요한 데이터를 처리·저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제조·물류·판매 현장에서 쌓이는 데이터를 학습시키고, 그 결과를 다시 제품과 공정에 반영하는 선순환 체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새만금 프로젝트는 자동차 생산기지 확장보다 현대차그룹의 로봇·AI·에너지 전환 전략을 실제로 시험하는 무대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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