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상담을 넘어 상품 탐색과 결제, 금융 자문까지 대신 수행하는 'AI(인공지능) 에이전트' 서비스가 금융권 새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결제 권한 위임과 책임 소재, 금융 규제 충돌 가능성 등 제도적 장벽은 여전히 넘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한국금융연구원(KIF)이 23일 발표한 '금융 산업의 AI 에이전트 기술의 도입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서 백연주 연구위원은 최근 AI 기술 발전과 함께 '에이전틱 페이(Agentic Pay)'와 '에이전틱 커머스(Agentic Commerce)' 논의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에이전틱 커머스는 AI가 이용자를 대신해 상품 탐색부터 결제 수단 선택, 실제 결제 실행까지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 상거래 방식이다.
기존 생성형 AI가 단순 질의응답 중심이었다면 AI 에이전트는 목표를 이해하고 필요한 작업을 스스로 수행하는 행동형 AI에 가깝다.
글로벌 빅테크와 결제업계도 시장 선점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글과 오픈AI, 앤트로픽 등은 유니버설 커머스 프로토콜(UCP·Universal Commerce Protocol), 에이전트 투 페이먼츠(A2P·Agent-to-Payments), x402 등 AI 기반 결제 표준 프로토콜을 제안하며 시범 서비스에 나섰다.
비자와 마스터카드도 은행·핀테크 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에이전트형 결제 시스템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기술 확산 속도와 별개로 리스크 우려도 적지 않다.
AI가 결제를 자동 수행하는 과정에서 오류나 해킹 사고가 발생할 경우 대규모 금전 피해와 책임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특히 결제 권한을 AI에 위임하는 과정에서 사용 한도와 시간, 품목 제한, 인증 체계, 사후 감사 등 복합적인 통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융상품 추천과 투자 자문 영역에서는 금융소비자보호법과 충돌 가능성도 제기된다. AI 기반 비교·추천 서비스가 금융상품 권유 행위로 해석될 경우 별도 인허가가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국내 금융 규제 체계가 실명 기반·당사자 중심 거래 구조로 설계된 만큼 한국에서는 당분간 직접 결제형 AI보다 자문·추천 중심 서비스가 먼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실제 최근에는 마이데이터 기반으로 이용자를 대신해 금리인하요구권을 자동 행사하는 AI 에이전트형 서비스가 금융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등장하기도 했다.
백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다양한 기술 실험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소비자 보호와 제도 고도화를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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