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산업 육성 확대 속도…정부 “국가 핵심 산업” 강조
AI 기본법 시행에 기업 의무 강화…고위험 AI 규제 부담
정책·법 간 간극 발생…스타트업 “사업 방향 판단 어려워”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임문영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상근 부위원장이 안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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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산업 육성을 천명한 정부 정책 기조와 달리, 산업 현장에서는 규제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초 시행된 AI 기본법은 기업 의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돼 정책과 제도 사이 간극이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자원과 대응 역량이 제한된 스타트업일수록 이러한 불확실성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8일 정부 정책을 종합하면, AI 산업 육성이 최근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를 중심으로 ‘대한민국 인공지능 기본계획(2026~2028)’을 발표하고 AI를 국가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공공데이터 개방 확대와 산업 전반의 AI 활용 촉진, 기업 지원 강화 등이 주요 내용이다. AI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올해 초 시행된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 (약칭 인공지능기본법)은 산업 현장에서 또 다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법은 AI 활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관리하고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일정 수준의 의무를 기업에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고위험 AI로 분류되는 분야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한 관리와 책임이 요구되는 구조다.
문제는 이러한 규제 체계가 산업 육성 정책과 충돌하는 지점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한편으로는 AI 산업 확대를 강조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기업에 대한 규제와 책임을 강화하는 제도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정책 방향과 법적 규제가 서로 다른 메시지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이러한 상황이 사업 전략 수립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문제를 제기한다. AI 기술 개발과 서비스 출시 과정에서 규제 적용 범위와 책임 수준을 사전에 명확히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규제 기준이 구체적으로 정리되지 않은 영역에서는 기업이 법적 리스크를 우려해 보수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벤처기업협회는 이러한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협회는 AI 기본법과 관련해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규제 적용 기준이 보다 명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현행 제도가 기업에 불확실성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정부가 AI 산업 육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동시에 강화된 규제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특히 스타트업의 경우 규제 대응 역량이 부족해 정책 방향과 실제 제도 사이에서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AI 기본법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산업 성장과 규제 간 균형을 맞추기 위한 세부 기준이 보다 명확하게 제시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 역시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정책과 제도 간 혼선을 줄이기 위해 관계 부처 간 협의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구체적으로 법과 정책 간 간극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방향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계에서는 정책 신호가 엇갈릴 경우 기업의 투자와 기술 개발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선지원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조교수는 “정부는 AI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지만, 법적 규제는 기업에 일정 수준의 책임을 요구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며 “이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정책 신호를 해석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법 시행 초기에는 고위험 AI 범위나 책임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기업들이 보수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며 “AI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규제 기준을 보다 구체화하고 정책과 법 제도 간 정합성을 맞추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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