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ㆍ하나·KB, 대학·스타트업 연계 확대...'AI 네이티브 창업가' 육성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산업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면서 금융권도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AI 창업 인재 확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과거 스타트업 지원이 사회공헌(CSR)이나 청년 일자리 확대 성격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미래 AI 산업 생태계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 경쟁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경희대학교와 '지역 청년 창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하나 소셜벤처 유니버시티' 5기 운영에 돌입했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AI 기반 창업 역량 강화다. 단순한 창업 교육이 아니라 AI 활용 능력을 갖춘 예비 창업자를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금융권이 청년 창업 지원 과정에서도 AI 경쟁력을 핵심 요소로 보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하나금융은 전국 30개 거점 대학과 연계해 약 1500명의 예비 창업가를 선발할 예정이다. 창업 교육뿐 아니라 판로 개척, 투자 유치, 지역 창업 생태계 연계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했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의 방향 자체가 AI·딥테크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금융그룹은 올해 'KB스타터스'를 통해 AI·딥테크·기후테크 분야 스타트업 선발을 확대했다. 국내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스타트업까지 포함하며 오픈이노베이션 범위를 넓히고 있다. 단순 투자보다 계열사 협업과 사업 연계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신한금융그룹 역시 '퓨처스랩'을 중심으로 AI 기반 혁신 기업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최근 그룹 차원에서 'AI 네이티브 컴퍼니' 전환을 선언한 이후 내부 업무 혁신뿐 아니라 AI 스타트업 협업 확대에도 집중하는 분위기다.
금융권이 이처럼 AI 창업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에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 필요성이 자리하고 있다. 전통적인 예대마진 중심 수익 구조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면서, 스타트업 생태계 자체를 미래 고객·기술 확보 채널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생성형 AI 확산 이후 금융사 내부에서도 인공지능 전환(AX)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면서 AI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단순 채용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대학·스타트업 생태계 단계부터 유망 인재와 기술을 선점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예전에는 청년 창업 지원이 ESG나 사회공헌 성격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AI·디지털 전환 경쟁과 직접 연결되고 있다"며 "청년들의 도전과 성장이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금융권의 행보에 대해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이 단순한 스타트업에 돈을 투자하는 단계를 넘어 직접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향후에는 AI·데이터·디지털자산 분야 스타트업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금융권의 창업 지원 경쟁이 앞으로 지역 균형발전 정책과도 맞물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 청년 인구 유출 문제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지역 거점 대학 중심의 창업 생태계 구축이 새로운 금융권 역할로 자리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하나금융의 '하나 소셜벤처 유니버시티'는 지난해 말 기준 누적 5050명의 예비 청년 창업가 수료생을 배출했고, 이 가운데 431개 창업팀이 실제 사업을 운영 중이다. 누적 고용 창출 인원은 1081명이다.
금융권에서는 앞으로 AI 창업 교육과 투자, 지역 창업 생태계 구축, 글로벌 스타트업 협업 등이 결합되면서 금융사의 역할도 단순 금융 제공자를 넘어 산업 플랫폼 사업자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굿모닝경제 최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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