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도입 초기 투자 동반돼 생산성 하락할 수 있어"
"AX 심화…빅테크·핀테크 경쟁 구도 빠르게 변할것"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규제 완화 '정책과제' 제시
14일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디지털금융연구실장이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아시아타임즈 주최로 열린 '아시아 비즈니스 컨퍼런스 2026(ABC 2026)' 포럼에 참석해 특별좌담을 통해 발언하고 있다.(사진=아시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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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류홍민 기자]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디지털금융연구실장은 14일 "인공지능 전환(AX) 관련 성과가 빨리 나올 수 있도록 규제 완화와 함께 금융사별 투자·성과 공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아시아타임즈 주최로 열린 '아시아 비즈니스 컨퍼런스 2026(ABC 2026)'에서 서병호 실장은 특별좌담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서 실장은 최근 금융권의 AI 투자 확대 과정에서 제기되는 과잉 투자 우려와 관련해 "전기를 처음 도입했던 1920년대나 영국 철도 관련 과잉 투자, 닷컴버블 당시 광케이블 투자 사례처럼 기술 도입 초기에는 자산 투자가 동반되면서 생산성이 정체되거나 하락할 수 있다"면서도 "이후 해당 인프라를 기반으로 산업혁명이나 아마존·넷플릭스 같은 기업들이 등장하며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이 조직에 완전히 통합되는 과정까지 기다려 줄 필요가 있다"며 "과거 사례를 보면 과열 우려로 금리를 올렸다가 버블이 터진 경우도 있었던 만큼 일정 부분 인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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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대응 방향으로는 거시건전성 차원의 모니터링 강화를 언급했다.
서 실장은 "과잉 투자 자체를 예방하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레버리지를 과도하게 확대하는 부분을 규제하고, 버블이 터지더라도 데이터센터 같은 자산을 공공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개별 금융회사들이 어느 분야에 얼마를 투자해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 관련 데이터가 거의 없다"며 "AX 투자·성과 관련 공시를 의무화하면 금융사들이 서로 성과를 참고하고 배우게 될 뿐 아니라 최고경영자(CEO)들도 전사 차원에서 AX를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X 심화에 따라 빅테크·핀테크와 전통 금융사간 경쟁 구도가 더욱 빠르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 실장은 "이미 AI 이전부터 그런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지난해 글로벌 핀테크 시장은 21% 성장한 반면 전통 금융산업은 6% 성장하는 데 그쳤다"며 "빅테크들은 은행까지 설립하고 있고 일부 인터넷전문은행은 지방은행 수준의 이익 규모를 넘어선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빅테크는 데이터가 많아 AI 모델이 정교해지고, 서비스가 좋아지면 사용자가 더 몰리는 선순환 구조를 갖고 있다"며 "반면 전통 금융사는 내부 칸막이 규제와 금융지주회사법상 계열사간 데이터 공유 제한 등으로 데이터 통합 활용이 어려운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마이데이터 확대가 시장 격차를 더 키울 수 있다고 봤다.
서 실장은 "마이데이터가 금융을 넘어 의료·공공 영역까지 확대되면 데이터를 많이 확보한 빅테크가 더 좋은 AI를 돌릴 수 있게 된다"며 "결국 고객 기반이 큰 플랫폼 기업과 금융사간 경쟁력 차이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책 과제로는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과 클라우드 규제 완화를 제시했다.
서 실장은 "빅테크가 대출 중개나 보험 추천 서비스를 하면 은행·보험사와 동일한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며 "중소 금융사는 자체 AI를 개발할 자금 여력이 부족해 클라우드 기반 외부 AI 서비스를 활용할 수밖에 없는 만큼, 시장 집중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라도 클라우드 규제 완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소 금융사들의 외부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제3자 리스크와 특정 업체 집중화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진다"며 "최근 금융당국도 관련 가이드라인과 규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에이전트 도입과 관련해서는 "업계에서 기존 규제로 인해 도입에 제약이 있다는 지적이 있어 관련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왔지만, 최근 정보유출 사고 등으로 논의가 잠시 중단된 상태"라며 "우선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테스트한 뒤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법령을 개정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보안과 규제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서 실장은 "망분리와 개인정보 보호 규제가 국제적으로 강한 수준인 이유는 과거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여론이 급격히 강화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라며 "AX를 빠르게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안 사고가 한 번 발생하면 훨씬 강한 규제가 도입될 수 있는 만큼 사고 방지와 안정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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