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하는 미국
콜린 우다드 지음 | 김주헌 옮김
글항아리 | 448쪽 | 2만6000원
둘로 갈라진 미국의 모습은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이민자·낙태·총기 규제·기후 문제 등 의제에 정반대 목소리를 내며 충돌한다. 양분된 가치관은 어디서 기인하는 걸까.
살베레지나대학 펠 국제관계·공공정책센터 내 연구기관 네이션후드랩 소장인 저자는 미국을 9개 주요 문화권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그는 신대륙에 지역이 형성되던 시기, 누가 주류를 이뤘는지가 지역의 정치적 성향에 현재까지도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급진적 칼뱅주의자들이 정착한 ‘양키덤’(메인, 매사추세츠 등)은 종교적으로 ‘선택받은 자’라는 믿음 아래 공공선을 사명처럼 추구했다. 네덜란드인이 건설한 ‘뉴네덜란드’(뉴욕, 뉴저지 등)는 자수성가한 인사가 많은 곳으로 사회경제적 이동 가능성이 컸다. 개인이 능력을 펼치려면, 그를 보호하는 안정적인 구조가 필요하다는 이해가 있었다. 저자가 ‘적극적 공동체주의’라고 분류한 이들 지역은 현재에 불평등 완화를 위한 제도 개혁을 중시하는 진보적 색채가 강하다.
미국의 보수는 ‘적극적 개인주의’를 추구하는 남부 지역과 밀접하다. 바베이도스에서 건너온 영국인 노예주들이 정착한 ‘딥사우스’(사우스캐롤라이나, 앨라배마 등)는 “백인우월주의, 귀족적 특권, 고전적 공화주의의 보루”였다. 18세기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 서부를 개척하며 형성된 ‘그레이터 애팔래치아’(웨스트버지니아, 켄터키 등)는 자경단이 20세기까지도 허용되는 등 ‘내 몸은 내가 지킨다’는 의식이 대대로 내려왔다.
책은 경제사회적 통계를 인용해 지역별로 다르게 형성된 세계관이 주민의 기대수명 등 건강 지표와 각종 의제에 대한 찬반 정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한다. 저자는 현재 미국의 분열이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라, 수백년간 다른 가치관을 품어온 문화들이 충돌하는 것으로 풀이한다. 흥미로운 분석이나, 지역별 성향이 다소 평면적으로 제시되는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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