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선거 공감’ 기고 <2>] 깨어있는 시민의 소중한 한 표
정경미 참배움터 대표
2026년 04월 02일(목) 00:20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분명히 선언한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 문장은 단순한 문구가 아니라 우리가 어떤 사회를 지향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약속이다. 이제 그 약속을 현실에서 구현하는 일은 다름 아닌 시민의 손에 달려 있다. 다가오는 6·3 지방선거는 바로 그 약속을 다시 확인하고 실천하는 중요한 계기다.
오늘날 우리는 국민주권을 넘어 시민주권, 나아가 주민주권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현실의 지방선거는 이 숭고한 가치에 걸맞은 모습인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선거철마다 넘쳐나는 문자와 홍보물 속에서 유권자들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정작 후보가 누구이며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투표장에 나서는 경우도 적지 않다.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선거가 오히려 형식적 절차로 전락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성찰해야 할 시점이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시민의 참여에서 완성된다. 한 지역의 사례처럼 자전거를 타고 지역 곳곳을 돌며 노인정과 마을회관을 찾아 주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문가와 함께 정책을 설계한 뒤 주민들에게 간결하고 명확하게 설명하는 과정은 우리가 지향해야 할 정치의 모습이다.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닌 삶의 현장에서 출발한 정책과 소통이야말로 시민의 신뢰를 얻는 길이다.
특히 우리는 지금 거대한 전환의 시대에 서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사회 전반을 바꾸고 지역 간 격차와 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위기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광주·전남은 단순한 행정구역을 넘어 생태·인문·문화·예술·에너지·AI 산업이 융합된 새로운 도시 모델로 도약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이른바 ‘전남광주특별시’ 구상은 320만 시도민의 삶을 바꾸고 국토 균형발전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중요한 비전이다.
그러나 이러한 미래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 지역을 대표할 인물이 누구인지, 그들이 제시하는 공약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지, 그리고 무엇보다 시민과 지속적으로 소통할 의지와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가 중요하다.우리는 더 이상 특정 정당의 독주나 기득권 정치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다양성을 반영하는 선거제도와 함께 참신하고 유능한 정치 신인을 발굴하고 키워내는 노력이 절실하다.
청년과 여성, 그리고 지역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정치가 필요하다. 청년단체와 시민사회가 현실에서 체감하는 문제를 정책으로 연결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인재를 정치의 장으로 이끌어내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스웨덴의 작은 도시에서조차 젊은 여성 시의원이 지역을 변화시키는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치의 수준은 결국 참여의 수준에서 결정된다.
이번 지방선거는 교육의 방향을 결정하는 교육감 선거 또한 포함하고 있다. 민주공화국을 지탱하는 힘은 민주시민교육에서 비롯된다. 청렴성과 책임의식을 갖춘 교육감이 뽑혀야 한다. 집단 지성의 힘을 키우는 민주시민을 길러내고 AI 시대에 걸맞은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는 교육이야말로 지역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이다. 교육이 바로 서야 지역이 살아나고 지역이 살아야 국가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이제 선택의 시간이다. 우리는 과연 어떤 대표를 뽑을 것인가. 개인의 이익과 자리 보전에만 몰두하는 정치가 아니라 공익을 추구하며 시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시민 스스로도 주권자로서의 책임과 효능감을 느껴야 한다.
6·3 지방선거가 단순한 정치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시민이 진정한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의 장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참여와 소통이 일상이 되는 지역. 사람이 떠나는 곳이 아니라 찾아오는 곳. 가장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풍요로운 공동체로 도약하는 전남·광주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이 모든 변화는 결국 깨어있는 시민의 소중한 한 표에서 시작된다.
/정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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