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자택 앞 기자회견 취소
교섭 불발 시 5월 총파업
지난 2024년 7월 22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세미콘 스포렉스에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총파업 승리 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
[중앙이코노미뉴스 엄현식]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사측과의 갈등 속에서 전격적으로 경영진과 회동하며 교섭 재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총파업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에서 노사 간 대화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되고 있다.
23일 노조 공동투쟁본부에 따르면 당초 예정됐던 이재용 회장 자택 앞 기자회견은 취소됐으며,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과 약 1시간 30분 동안 비공개 회동이 진행됐다. 이번 만남은 노조가 경영진 규탄 기자회견을 예고한 직후 사측이 대화를 제안하면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전 부회장이 직원들의 불만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조와 대화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사측 역시 노사 교섭을 재개해 주요 쟁점을 논의하자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노조는 교섭 재개의 전제 조건으로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 폐지와 성과급 지급 기준의 투명성 확보를 요구하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공동투쟁본부는 "핵심 요구 사항이 교섭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노조와 사측은 공동교섭단을 구성해 약 3개월간 임금 협상을 진행했지만, 성과급 체계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특히 OPI 상한을 둘러싼 갈등이 핵심 쟁점으로 작용했다.
사측은 노조의 요구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사업부 간 성과급 배분 방식 등 구조적인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필요할 경우 단기간 내 추가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노조는 교섭이 재개되지 않을 경우 예정대로 투쟁 수위를 높일 방침이다. 다음 달 집회를 거쳐 5월 총파업에 돌입하는 시나리오도 유지되고 있다. 앞서 실시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는 93.1%의 높은 찬성률로 파업권을 확보했다.
실제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이는 2024년 이후 약 2년 만이자, 창사 이래 두 번째 사례가 된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업황 회복이 기대되는 시점에서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 차질 등 경영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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