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4월에만 15% 급등
긴장 완화에 개별 종목의 고유 이슈도 영향
중동 위기 재확산시 변동성 확대 가능성 남아있어
최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글로벌 주식시장이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 소식에 안도 랠리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가 특히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미 4월 들어서만 14.5% 이상 오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어느새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여전히 반도체 주식이 주식시장을 이끌고 있음을 보여줬다.
다만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추가적인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지고 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4월에만 15% 급등
전쟁 기간 가장 큰 타격을 받았던 주식이 바로 반도체 주식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2월 28일 이후 3월 한 달간 6.3% 하락했다. 이 지수는 8000선에서 3월을 시작했는데, 한 때 7084선까지 떨어지며 7000선을 위협, 12% 이상 낙폭을 키운 바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3월 한 달간 5.1% 하락했음을 감안하면 반도체주의 낙폭이 더 컸던 셈이다.
반도체주가 연초까지 랠리를 지속해왔기 때문에 전쟁과 함께 위험 회피 심리가 강화되자 투자자들이 반도체주부터 차익실현에 나선 결과로 해석된다.
이후 종전 기대감이 무르익으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되자 가장 빠르게 반응한 것 역시 반도체주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최근 7거래일 연속 상승했으며, 4월 들어서만 14.5% 급등했다. S&P500 지수의 4월 상승폭 4.5%를 3배 이상 뛰어넘는 수준이다. 9일(현지시간)에는 장중 8699.5선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기도 했다.
인베스터비즈니스데일리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투자자들이 다시 반도체 주식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사상 최고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긴장 완화에 개별 종목의 고유 이슈도 영향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내 속한 30개의 종목이 개별 이슈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이 지수의 고공행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의 경우 최근 7거래일 연속 상승했고 이 기간 주가가 11% 이상 상승했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이는 2023년 11월 14일 이후 가장 긴 상승 흐름이다.
제프리스 트레이딩 데스크 에널리스트인 제프리 파부자는 "엔비디아 주가는 52주 최고가 대비 14%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었는데, 이는 핵심 AI 플레이어들 중 가장 크게 떨어진 주식 중 하나였다"라며 "AI 테마로의 재유입이 계속된다면 이들 종목이 가장 큰 상승 탄력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인텔의 고공행진도 빼놓을수 없다.
인텔은 일론 머스크의 테라팹 프로젝트에 참여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구글과도 협업을 강화한다는 소식을 발표했다. 또한 지난주에는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가 보유하고 있던 아일랜드칩 공장의 지분을 재매입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재도약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에 인텔 주가는 최근 7거래일 연속 상승했으며, 이 기간 상승폭은 50%에 달한다. 9일 종가 기준 61.72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2021년 4월 22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배런스는 "인텔의 놀라운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중동의 긴장 완화라는 기대감도 분명히 인텔 주가 상승에 기여한 측면이 있지만, 회사가 가진 고유의 요인들도 상승을 뒷받침했다"고 전했다.
마벨 테크놀로지의 강세도 주목할 만 하다. 마벨은 4월 들어서만 20% 이상 주가가 급등했다.
바클레이스 애널리스트 톰 오말리는 9일 마벨 주식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조정하고, 목표주가를 105달러에서 150달러로 높였다. 그는 "마벨의 광통신과 ASIC(특정 용도 집적회로) 등 사업에 대한 확신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마이크론 역시 메모리칩에 대한 강한 수요에 힘입어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마이크론 주가는 4월 들어 이미 25% 상승했다.
중동 위기 재확산시 변동성 확대 가능성 남아있어
월가에서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라서는 등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지만, 추후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 또한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쟁 기간 반도체주의 낙폭의 비교적 컸던 것을 감안한다면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추후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것이다.
미즈호 애널리스트 조던 클라인은 "반도체주식이 약간 과매수 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느껴진다"면서 "내 생각에는 최근 랠리의 상당 부분은 적극적인 매수에 나선 액티브 매니저들로 인한 것이 아니라 기계와 퀀트가 주도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랠리는 결국 눈물로 끝날 수 밖에 없는 느낌"이라며 "랠리를 끌어낸 위험선호 심리의 강화 요인, 즉 2주간의 휴전 소식은 모든 면에서 취약한 상태로, 이는 이들 주식이 재차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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