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신장암 치료 이후까지 책임…생존자 맞춤 통합클리닉 출범
재발 감시·만성질환·정신건강까지 아우르는 모델 제시
서울성모병원은 이지열 병원장이 ‘암 경험자 건강클리닉’ 현판을 가정의학과 임상과장 최창진 교수(좌측)에게 전달하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이 신장암 치료 이후 장기 생존자의 건강관리 공백을 메우기 위한 통합 진료체계를 본격 가동했다. 병원은 ‘신장암 경험자 건강클리닉’을 개소하고 14일 가정의학과 외래에서 축복식을 열며 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최근 신장암은 30~50대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서도 증가하는 추세다. 조기 발견 시 로봇수술 등 정밀치료를 통해 5년 생존율이 90% 이상으로 보고되지만, 치료 이후의 건강관리 중요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실제로 재발 위험뿐 아니라 심혈관질환, 대사질환, 신기능 저하 등 만성질환 관리와 함께 우울, 불안, 만성 피로 등 심리적 문제까지 동반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해 서울성모병원은 비뇨의학과와 가정의학과 협진 기반의 다학제 진료체계를 구축했다. 단순 추적관찰을 넘어 재발 감시, 만성질환 관리, 생활습관 개선, 정신건강 지원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평생 주치의형 관리 모델’을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병원 전용 건강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환자가 일상 건강 데이터를 입력하면 의료진이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코칭을 제공하는 스마트 헬스케어 시스템도 도입했다.
클리닉은 신절제술 이후 5년 이상 재발이나 전이 없이 안정적인 경과를 보이는 환자를 대상으로 운영된다. 비뇨의학과에서 장기 추적 환자를 선별하면, 암전담 간호사가 프로그램을 안내하고 동의한 환자에 한해 가정의학과 협진 진료가 연계되는 구조다.
프로그램은 ▲연 1회 복부·흉부 CT를 포함한 재발 및 이차암 스크리닝 ▲혈액·요검사를 통한 만성질환 관리 ▲비만·근감소증·골다공증 등 노화 관련 관리 ▲금연·운동·영양 상담 ▲우울·불안·불면 관리 ▲성인 예방접종 ▲암성통증 및 만성피로 관리 ▲재택의료 연계 등으로 구성됐다. 치료 이후 발생 가능한 건강 위험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비뇨의학과 하유신 교수는 “미국 연구에 따르면 신장암 생존자의 약 75%는 암 자체가 아닌 다른 원인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며 “수술 후 장기 생존 단계에서는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 관리가 필수이며, 정신건강까지 포함한 ‘토탈케어’ 접근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가정의학과 최창진 교수도 “암 치료 기술 발전으로 생존율은 높아졌지만, 치료 이후의 삶의 질 관리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며 “이번 클리닉은 분절적 진료를 넘어 장기 생존자의 건강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축복식은 영성부원장 신희준 신부의 집전으로 진행됐으며, 이지열 병원장과 최예원 행정부원장, 김혜경 간호부원장, 비뇨의학과 하유신·홍성후·박용현 교수, 가정의학과 최창진·김철민·신현영 교수 등 주요 보직자와 교직원이 참석했다.
서울성모병원은 이번 신장암 경험자 클리닉을 시작으로 암종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생존자 관리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치료 이후까지 이어지는 지속 돌봄 체계를 구축해 암 환자의 장기적 건강과 삶의 질을 동시에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무릎도 ‘나이’로 관리한다”…예방 중심 ‘생체나이 모델’ 제시
명지병원 김진구 교수, AI·온톨로지 기반 다기관 연구 추진
명지병원 김진구 교수(스포츠의학센터장) )
명지병원이 무릎 관절 관리 패러다임을 ‘치료 이후’에서 ‘질병 이전 예방’으로 전환하기 위한 새로운 기준 마련에 나섰다. 한양대학교 교육협력 명지병원 김진구 교수(스포츠의학센터장)는 지난 11일 병원 대강당에서 열린 ‘스포츠의학 최신지견 심포지엄’에서 ‘무릎 생체나이’ 개념을 제시하며, 예방 중심 관리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무릎 생체나이는 체중, 과거 손상력, 생활습관, 기능검사, 영상소견 등을 종합해 현재 무릎 상태를 ‘평균 몇 세 수준’으로 환산하는 개념이다. 단순 통증이나 영상 소견 중심 평가에서 벗어나, 질환 발생 이전 단계에서 위험도를 직관적으로 제시하고 생활습관 개선을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김진구 교수는 “기존 치료 중심 의료는 환자가 통증을 겪는 이후에 개입하는 구조로, 개인과 사회 모두 의료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생체나이는 질병 이전 단계에서 경고 신호를 제공해 예방적 개입을 가능하게 하는 공익적 도구”라고 설명했다.
실제 심장·폐·뇌 등 일부 장기에서는 ‘생체나이’ 개념이 이미 임상과 공중보건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무릎 관절의 경우 고령화, 비만, 근감소증 등 위험 요인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표준화된 평가 지표는 부재한 상황이다.
국내 현실은 더욱 시급하다. 좌식 생활문화와 급속한 고령화 영향으로 무릎 관절염 환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의료비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근골격계 질환 수진자는 1,761만 명, 진료비는 7조 4,599억 원으로 전체 진료비의 10.9%를 차지했다. 특히 퇴행성 변화가 큰 무릎 관절염 특성상 사후 치료 중심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김 교수는 명지병원을 중심으로 ‘한국형 무릎 생체나이’ 기준을 정립하고, 이를 글로벌 수준의 예측모델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올해 안으로 근거 기반 평가 프로토콜을 구축하고, 향후 2~3년 내 다기관 협력을 통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수준의 정밀 예측모델을 완성하겠다는 로드맵이다.
특히 인공지능(AI)과 온톨로지(Ontology) 기술이 핵심 역할을 맡는다. 김 교수는 “온톨로지 기반으로 진료실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표현을 표준화된 의학 언어로 변환하고 데이터화함으로써, 익명화된 대규모 데이터 허브를 구축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다기관·다학제 연구를 가능하게 하고 예측모델의 정확도를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모델이 정착되면 환자의 주민등록상 나이나 주관적 통증에 의존하던 기존 평가에서 벗어나, 무릎 상태를 ‘나이’라는 직관적 지표로 제시함으로써 예방 시점과 치료 전략 설정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는 “이번 제안은 단순한 개념 제시에 그치지 않고 실제 임상 적용을 전제로 한 출발점”이라며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무릎 건강관리의 글로벌 표준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로 19회를 맞은 명지병원 스포츠의학 심포지엄에는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무릎 질환 치료 전략부터 디지털 기반 의료 패러다임까지 폭넓은 논의가 이어졌다.
하나로 의료재단 김한겸 센터장, 대한세포병리학회 공로상 수상
몽골·마다가스카르 등 의료 취약지 교육 봉사
하나로 의료재단 김한겸 센터장
의료 취약 지역에 세포병리 진단 기술을 전수하며 국제 보건의료 격차 해소에 기여해 온 하나로 의료재단 김한겸 센터장이 학계로부터 공로를 인정받았다. 하나로 의료재단은 김한겸 국제진단센터장이 지난 10일 세종대학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세포병리학회 창립 40주년 기념 제39차 봄 학술대회’에서 공로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로상은 학회 창립 40주년을 맞아 세포병리학 발전과 학회 활동에 기여한 인물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김 센터장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이자 대한세포병리학회 지도의회 의장을 역임하며 학문적 발전과 학회 운영에 기여해 온 점이 높이 평가됐다.
특히 해외 교육 봉사를 통해 의료 취약 국가의 진단 역량을 끌어올린 점이 이번 수상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김 센터장은 2007년 몽골을 시작으로 세포병리 교육 사업을 이어왔으며, 마다가스카르 ‘바오밥 프로젝트’ 등 다양한 국제 협력 프로그램에 참여해왔다. 단순 진단 지원에 그치지 않고 현지 의료진에게 세포병리 판독 기술을 직접 교육함으로써, 각국이 자체적으로 진단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활동은 의료 소외 지역의 지속 가능한 보건의료 환경 조성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외부 지원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 의료진이 독립적으로 진단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는 ‘자립형 모델’을 구현했다는 점에서다.
현재 김 센터장은 하나로 의료재단 국제진단센터장으로서 디지털 병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협력 체계 구축에도 주력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국가 간 병리 진단 협업을 확대하고, 교육과 연구를 연계한 새로운 국제 협력 모델을 추진 중이다.
김한겸 센터장은 “의료 소외 지역에 세포병리 판독 기술을 전수하고 진단 체계를 구축하는 일은 국제 보건의료 환경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과정”이라며 “앞으로도 국내외 세포병리학 발전과 후학 양성에 지속적으로 힘쓰겠다”고 밝혔다.
일산백병원, 디지털치료기기 ‘코그테라’ 도입
모바일 인지훈련으로 치료 반응률 2배↑…비약물 기반 치매 예방 관리 본격화
이모코그 경도인지장애 디지털치료기기 코그테라 앱화면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이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한 디지털 치료 기반 인지중재 프로그램을 본격 도입하며 치매 예방 관리에 나섰다. 병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디지털치료기기 ‘코그테라’를 활용해 환자 맞춤형 인지기능 개선 치료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과 집중력 등 인지 기능이 또래 대비 저하된 상태지만 일상생활은 가능한 단계로, 치매로 진행될 수 있는 전 단계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도 노인의 약 10~25%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며, 일부 환자는 수년 내 치매로 진행될 수 있어 조기 개입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이번에 도입된 ‘코그테라’는 국내 최초로 경도인지장애 치료 목적 허가를 받은 디지털 치료기기로,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다양한 인지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55세부터 85세 환자가 전문의 처방에 따라 사용할 수 있으며, 환자는 하루 두 차례 약 12주 동안 기억력, 집중력, 문제 해결 능력을 강화하는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개인의 수행 능력에 따라 훈련 난이도가 자동 조정되고, 음성 기반 인터페이스를 적용해 고령 환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의료진의 관리 방식도 달라진다. 전용 관리 시스템을 통해 환자의 훈련 수행 여부와 인지 기능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병원 진료와 연계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기존 외래 중심 관리의 한계를 보완하는 ‘디지털 연속 치료’ 모델로 확장된 셈이다.
임상적 효과도 확인됐다. 국내 7개 대학병원이 참여한 확증임상시험에서 코그테라를 적용한 시험군의 치료 반응률은 59.2%로, 대조군(28%) 대비 약 2.1배 높은 결과를 보였다. 평균 훈련 이행률도 약 85%로 높게 나타났으며, 이상사례 발생은 대조군과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아 안전성도 확인됐다.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강준 교수는 “경도인지장애는 적극적인 조기 관리로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고 치매로의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며 “디지털 치료기기 도입을 통해 환자들이 병원 치료와 병행해 일상에서 지속적인 인지 훈련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일산백병원은 이번 도입을 계기로 약물 치료 중심에서 벗어나 디지털 기반 비약물 치료를 확대하고,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인지 기능 유지와 삶의 질 향상을 동시에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연세사랑병원, 회전근개 부분파열 ‘PRP 재생치료’ 도입
자가혈 기반 비수술 치료 확대…완전파열 진행 억제 기대
어깨 통증의 주요 원인인 회전근개 손상에 대해 비수술적 치료 옵션이 확대되고 있다. 연세사랑병원은 회전근개 부분파열 환자를 대상으로 ‘자가혈 소판 풍부 혈장(PRP) 주사치료’를 도입하고, 조직 재생을 기반으로 한 치료 전략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회전근개는 어깨를 감싸는 4개의 힘줄로, 반복 사용이나 노화, 외상 등에 의해 손상되기 쉽다. 특히 완전히 끊어지지 않은 ‘부분파열’ 단계에서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파열 범위가 점차 확대돼 결국 수술이 필요한 ‘완전파열’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조기 단계에서의 치료 개입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PRP 치료는 환자 자신의 혈액을 활용하는 재생치료다. 약 30cc의 혈액을 채취한 뒤 원심분리를 통해 혈소판을 농축하고, 여기에 포함된 성장인자를 손상 부위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혈소판 내 성장인자는 염증을 완화하고 세포 증식과 신생 혈관 형성을 유도해 손상된 힘줄과 조직의 회복을 돕는다. 자가 혈액을 사용하기 때문에 면역 반응이나 부작용 우려가 낮고, 입원 없이 시술 후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기존 회전근개 부분파열의 보존적 치료는 약물, 물리치료, 스테로이드 주사 등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스테로이드 주사의 경우 일시적인 통증 완화에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반복 사용 시 힘줄 약화 가능성이 제기되며 한계가 지적돼 왔다. 반면 PRP 치료는 증상 완화에 그치지 않고 손상 조직의 재생 환경을 조성해 구조적 회복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연세사랑병원은 이번 치료를 통해 질환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완전파열로의 이행을 예방하는 비수술 치료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병원은 현재 PRP 주사치료에 대한 신의료기술 등재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재생치료 역량은 병원이 축적해 온 연구 기반에 뿌리를 두고 있다. 병원 산하 세포치료연구소는 2008년 설립 이후 세포치료 분야에서 SCI(E)급 국제학술지 논문 30여 편을 발표하며 임상 근거를 확보해 왔다. 특히 2009년 정형외과 영역에 PRP를 도입한 이후, 줄기세포 치료와 병행 시 치료 효과가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활용 가능성을 넓혀왔다.
임상 적용 과정에서도 정밀도를 높였다. 병원은 C-arm과 고해상도 초음파를 활용해 손상된 힘줄 부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약물을 주입하는 ‘정밀 타겟팅 시술’을 적용, 치료의 정확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고용곤 병원장은 “힘줄이나 연골 손상이 심화되기 전 초·중기 단계에서 PRP와 같은 재생치료를 적용하는 것이 관절 보존 측면에서 효과적”이라며 “무릎 관절염 치료에서 축적된 경험을 어깨 질환으로 확장해 환자들이 수술 부담 없이 조기에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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