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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조 규모 성과급 요구에 갈등 깊어진 노사... '고성장의 역설'에 빠진 ...

올해 1분기 매출 130조 원을 돌파하고 사상 최대 실적을 쓴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15%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요구하는 노조와의 임금 협상 결렬 이후 교착에 빠져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으로...

40조 규모 성과급 요구에 갈등 깊어진 노사... '고성장의 역설'에 빠진 ...

노조, 상한 없는 영업익 15% 요구

SK하닉 영업익 10% 지급 합의 영향"영업익 기준 성과급, 주주 등 몫 선취" "세제 혜택 반도체, 상생 논의도 필요"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에서 열린 삼성전자노동조합 4.23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윤기훈 인턴기자

올해 1분기 매출 130조 원을 돌파하고 사상 최대 실적을 쓴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15%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요구하는 노조와의 임금 협상 결렬 이후 교착에 빠져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으로 반도체 수요와 가격이 폭발하며 '칩의 초호황기'를 맞은 국내 시가총액 1위 기업이 '고성장의 역설'에 맞닥뜨려 위기를 맞은 양상이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올해 전체 영업이익 15%를 성과급 상한(연봉 50%) 없이 고스란히 달라고 요구해 회사는 40조 원 규모(예상 영업이익 270조 원 기준)의 보상 재원을 마련하거나 묘책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영업이익 10%를 성과급 상한 없이 주기로 하자 후발 주자로 호황기를 누리는 삼성의 반도체 부문 직원들이 따라 하는 셈이다. 삼성전자가 "업계 최고 대우를 약속한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잠정 영업이익에 맞춰 요구액수를 고무줄처럼 늘리는 노조를 향해 "과도하다"는 비판이 적진 않다.

반도체 업계의 성과금 요구 투쟁은 다른 산업군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현대차 노조도 최근 전년도 순이익의 30%를 강하게 요구하고, 기아 노조도 지난해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을 주장하고 있다. 주요 기업 전반의 임직원 성과 배분 시스템이 흔들리는 모양새라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노조의 성과급 요구가 부정할 수 없는 권리라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핵심은 성과급 책정 기준을 무얼로 하고, 어느 정도까지 나눌지에 관한 합리적 접점을 마련하느냐에 달렸다는 진단이 나온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노조의 쟁의권은 인정돼야 하지만 성과급 기준이 사회적으로 합의되지 않고 영업이익만을 기준으로 삼는 건 문제"라고 말했다. 영업이익에는 채권자 이자와 주주배당, 국가에 낼 법인세, 기업의 연구개발 및 설비 투자 몫이 고루 포함됐는데, 삼성 노조가 회사 수익을 잣대로 우선순위로 노동자 몫을 가져간다는 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홍 교수는 대안으로 영업이익이 아닌 '당기순이익' 단계에서 성과급을 논의할 것을 제시했다.

특히, 과감한 투자가 필수인 반도체 산업 특성이 고려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반도체 같은 설비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합의가 돼야 하고, 회사는 AI 슈퍼사이클 때 연구개발 투자를 더 늘릴 때"라고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9일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인도·베트남 순방 경제사절단 동행을 위해 출국하고 있다. 뉴스1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와 달리 여러 사업부를 두고 있어 형평도 어느 정도 감안돼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특정 사업부만 영업이익 15%를 성과급으로 받기 시작하면 나머지 조직의 불만이 폭발할 것"이라 말했다.

반도체 산업이 받은 정부의 혜택도 감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2, 3년간 법인세를 거의 내지 않을 만큼 지원을 받았는데 그 과실을 회사와 노조, 주주만 나누겠다는 걸 국민들이 선뜻 납득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불황기에 세제 지원을 받은 전략산업이라면, 호황기에는 중소기업·자영업 등 어려운 경제 주체를 돕는 공적 재원 마련에 일정 부분 기여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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