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로 번질 가능성 커져
경기도 파주의 한 주유소 풍경. 미국과 이란의 전쟁 탓에 기름값이 지속적으로 치솟자, 운전자들이 조금이라도 더 저렴할 때 주유를 하기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사진=조성진 기자]
지난달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로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국내 생산자물가가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생산 단계에서 밀린 가격 부담이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전가될 가능성도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6년 3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5.24로 전월 123.28보다 1.6% 상승했다. 월간 상승률 기준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후인 2022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9월부터는 7개월 연속 오름세가 이어졌다.
이번 상승은 사실상 유가가 주도했다. 공산품 가운데 석탄·석유제품 가격이 한 달 새 31.9% 뛰면서 전체 공산품 물가를 3.5% 끌어올렸다. 화학제품도 6.7% 상승했다. 석탄·석유제품 상승률은 외환위기 국면이던 1997년 12월 이후 가장 높았다.
세부 품목별로는 나프타가 68.0%, 에틸렌이 60.5%, 자일렌이 33.5%, 경유가 20.8% 올랐다. 반도체 관련 품목도 강세를 보였다. 컴퓨터기억장치는 101.4%, D램은 18.9% 상승했다. 반면 농림수산품은 3.3% 내렸고,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은 0.1% 하락했다. 서비스 물가는 보합에 머물렀다.
수입품까지 포함한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월보다 2.3% 상승했다. 원재료가 5.1%, 중간재가 2.8%, 최종재가 0.6% 각각 올랐다. 자본재는 1.4%, 소비재는 0.8%, 서비스는 0.1% 상승했다. 국내 출하분에 수출품까지 반영한 총산출물가지수도 4.7% 올랐는데, 농림수산품이 3.0% 내렸음에도 공산품이 7.9% 뛰며 전체 상승을 이끌었다.
한국은행은 생산자물가 상승이 향후 소비자물가 상방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문희 한국은행 물가통계팀장은 “3월 유가가 급등했고,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이 점차 파급될 것으로 예상돼 생산자물가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생산자물가가 7개월째 오름세를 지속했고 3월에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은 소비자물가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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