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지난 3월 373억달러를 넘어서는 대규모 흑자를 기록하며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새로 썼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급증한 데다 상품수지 흑자가 크게 확대되면서 전체 경상수지를 끌어올렸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이탈은 확대되며 역대 최대 규모의 순매도가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6년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3월 경상수지는 373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종전 최대치였던 지난 2월 231억9000만달러 흑자를 크게 뛰어넘는 규모다.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2023년 5월 이후 35개월 연속 흑자 흐름도 이어갔다.
이번 기록적인 흑자를 이끈 핵심은 상품수지였다. 3월 상품수지는 350억7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반면 수입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되면서 흑자 폭이 빠르게 확대됐다.
3월 수출은 943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6.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592억4000만달러로 17.4%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며 전체 수출 호조를 주도했다. 통관 기준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49.8% 증가했으며, SSD와 컴퓨터 주변기기 등 IT 품목도 강세를 이어갔다.
비IT 분야에서도 석유제품과 화공품, 철강제품 등의 수출이 늘었다. 조업일수 확대와 국제 유가 상승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도 주요 시장 대부분에서 수출 증가세가 나타났다. 동남아 수출은 68.0%, 중국은 64.9%, 미국은 47.3% 증가했으며 일본과 유럽연합(EU) 수출 역시 각각 28.5%, 19.3%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여전히 적자를 기록했지만 적자 폭은 눈에 띄게 줄었다. 3월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로, 전년 동월과 전월 대비 모두 개선됐다. 특히 여행수지가 1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2014년 11월 이후 약 11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봄철 국내 여행 수요 확대와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배당과 투자 수익 등을 포함한 본원소득수지도 35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직접투자와 증권투자에서 발생한 배당 수입이 늘어나면서 전체 경상수지 확대에 힘을 보탰다.
금융계정에서는 순자산이 369억9000만달러 증가했다. 내국인의 해외 직접투자는 88억9000만달러 늘었고,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도 37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반면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큰 폭 감소했다.
특히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는 293억3000만달러 줄어들며 역대 최대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와 메모리 반도체 수요 둔화 우려 속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대거 출회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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