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채권시장에서 23일 국고채 금리가 전 구간에 걸쳐 일제히 상승하며 금리 상단을 다시 높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물부터 초장기물까지 고르게 오르면서 시장 전반에 금리 부담이 확산된 하루였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9.3bp 오른 연 3.458%에 거래를 마쳤다. 기준금리 경로에 민감한 구간인 만큼 정책금리 기대 변화와 수급 요인이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같은 흐름 속에서 10년물 금리는 9.4bp 상승한 연 3.791%를 기록하며 장기 금리 역시 가파르게 올라섰다.
중기 구간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5년물은 9.0bp 오른 연 3.652%, 2년물은 9.9bp 상승한 연 3.339%에 마감됐다. 단기물에서는 1년물이 4.2bp 상승한 연 2.975%를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상승 폭은 제한적이었지만 방향성은 동일했다.
초장기물 역시 상승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20년물은 7.6bp 오른 연 3.725%, 30년물은 7.7bp 상승한 연 3.647%를 나타냈고, 50년물도 7.5bp 오른 연 3.514%에 거래를 마쳤다. 장기 구간의 금리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완만했지만, 전반적인 금리 레벨이 동시에 올라간 점에서 커브 전체가 위로 이동한 ‘베어 스티프닝’ 성격이 일부 나타났다는 평가다.
크레딧 시장도 동반 약세였다. AA- 등급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는 7.9bp 오른 연 4.107%를 기록하며 투자등급 회사채의 조달 비용 부담이 확대됐다. 통안증권 2년물 역시 9.2bp 상승해 연 3.359%를 나타냈다. 반면 CD 91일물 금리는 연 2.830%로 변동 없이 유지되며 초단기 자금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 상승 배경으로 글로벌 금리 상승 압력과 함께 국내 경기 지표 개선 기대를 동시에 지목하고 있다. 특히 최근 반도체 중심의 수출 회복과 성장률 상향 조정이 이어지면서 채권시장에는 ‘경기 반등 → 금리 상승’ 기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국제유가 변동성과 중동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면서 인플레이션 경계심도 금리 상승을 자극한 요인으로 꼽힌다.
수급 측면에서도 부담이 이어졌다. 외국인 선물 매도와 기관의 포지션 조정이 겹치면서 채권 가격 하락 압력이 확대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단기 구간에서 매도세가 강화되며 금리 상승폭을 키웠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금리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최근 금리 상승은 단순한 기술적 반등을 넘어 펀더멘털 변화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며 “당분간은 물가와 성장 지표에 따라 금리 상단 테스트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다만 단기 급등 이후에는 일부 되돌림 가능성도 열려 있어 구간별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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