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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36년 집념으로 대기업 진입…한국콜마, '책임경영' 시동

같은달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6' 참가해 인공지능(AI) 기반 상처·흉터 분석, 자동 약물 분사, LED 치료를 결합한 디지털 헬스형 뷰티 디바이스를 전시해 글로벌 관계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지난 23일에는 두피...

36년 집념으로 대기업 진입…한국콜마, '책임경영' 시동

한국콜마 종합기술원 전경. 사진=한국콜마 제공

[THE Biz(더비즈)=고정빈 기자] 가파른 외형 성장을 이어온 한국콜마가 창업 36년 만에 대기업 반열 진입했다. K뷰티 호황을 타고 국내외 고객사를 확대하며 자산 규모를 빠르게 키운 가운데 생산능력 확대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앞세워 '몸집 키우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극악 확률 뚫고 업계 최초 대기업 지정

3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다음 달 1일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기업집단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발표된다. 한국콜마그룹은 자산총액이 5조원을 넘어서며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업계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창업주 윤동한 회장이 1990년 직원 4명·5평 사무실에서 시작한 조그만 구멍가게가 창업 36년 만에 K뷰티를 대표하는 대기업이 되는 셈이다. 연구개발 중심 제조기업이란 새로운 사업 모델로 화장품 산업을 개척한 도전이 결실을 맺었다.

통계청 ‘기업생멸행정통계’로 보면 지난해 신생기업은 92만여개였고, 최근 5년 간 대기업 되는 사례는 연평균 7.2개 수준이다. 단순 비교로 환산하면 창업기업이 대기업이 될 확률은 0.0001% 미만이다.

한국콜마는 현재 화장품 ODM(연구·개발·생산)시장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기준 콜마그룹의 자산총계는 5조2428억원이다. 한국콜마1조5290억원, HK이노엔 2조969억원, 콜마홀딩스 5461억원, 콜마비앤에이치 5206억원 규모다.

한국콜마는 각종 중소 화장품 브랜드들부터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700여개의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는 등 상당한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성장세도 매섭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2396억원으로 전년 대비 23.6%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1% 증가한 2조7224억원으로 집계됐으며, 당기순이익 역시 1683억원으로 34.3% 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실제 생산 실적도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콜마의 국내 사업소 생산량은 2023년 3억6039만2000개에서 2024년 4억3504만8000개, 지난해에는 4억8588만8000개로 꾸준히 확대됐다. 한국콜마는 고객사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R&D에 집중하고, 해외 생산 기지를 활용한 영업 확대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1분기에도 깜짝 실적이 예고된다. 한국콜마는 올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7315억원, 영업이익 717억원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12.0%, 영업이익은 19.6% 증가하는 수치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고객사 수주가 늘고 글로벌 다국적기업(MNC) 매출이 증가하면서 별도 매출이 컨센서스를 웃돌았을 것”이라며 “생산량 증가에 따른 효율 개선으로 수익성도 함께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수익성 개선의 가장 큰 원인은 대규모 주문에 따른 생산효율 개선으로 단위 물량이 큰 인기 인디 브랜드사들의 히트 제품 주문이 매출 성장을 이끈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콜마 미국 법인 2공장 전경. 사진=한국콜마

◆미국시장 적극 공략, 새로운 시작

한국콜마는 시장 구조 변화에 따라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을 선택해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미국 화학기업 이스트만과 ‘친환경 메이크업 소재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색조 화장품에 사용되는 미세 플라스틱을 대체할 재생 소재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같은달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6’ 참가해 인공지능(AI) 기반 상처·흉터 분석, 자동 약물 분사, LED 치료를 결합한 디지털 헬스형 뷰티 디바이스를 전시해 글로벌 관계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지난 23일에는 두피 전용 자외선 차단제 ‘스칼프 선에센스’를 개발해 신규 카테고리 공략에 나섰다. 올 하반기 국내 시장에 관련 제품을 출시하고 이후 미국 등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7월 가동된 글로벌 생산기지도 기대할 만한 요소다. 한국콜마는 미국 펜실베니아주에 제2공장을 준공해 연간 3억개에 이르는 미국 내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캐나다 법인까지 종합하면 북미 지역 내에서 연간 4억7000만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한국콜마는 전 세계 4300여개 고객사로부터 인정받은 세종 공장의 선진화된 생산 시스템을 제2공장에도 적용해 K뷰티 기업과 글로벌 화장품사들의 관세 부담을 현지 생산을 통해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게 했다.

K뷰티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만큼 한국콜마는 미국 등 북미 생산거점을 확충하며 현지 대응력을 빠르게 높였다. 짧은 제품 개발 주기와 제형 구현 능력, 트렌드 반영 속도, 품질 안정성 등을 내세워 고객들을 확보했다.

최근 콜마그룹이 윤상현 부회장 중심의 2세 경영 체제를 확고히 한 것도 긍정적이다. 2024년부터 계열사 콜마비앤에이치를 두고 남매 간 경영권 분쟁을 겪었으나, 지난해 10월 윤상현 부회장이 경영을 주도하면서 분쟁을 일단락지었고 우려 요소가 하나 사라졌다.

한국콜마의 행보에 따라 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지만 대기업 지정 이후에는 더 많은 규제가 기다리고 있다. 상호출자 제한, 내부거래 공시, 사익편취 규제 등 '재벌' 규제 정책을 받게 되면서 조심해야 할 부분이 많아진다.

콜마그룹은 이번 대기업 지정을 계기로 거버넌스 체계를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공시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대규모 자산에 걸맞은 투명한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축해 책임경영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각 사업 부문별 글로벌 경쟁력을 고도화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공고히 하고, ‘글로벌 뷰티헬스케어 플랫폼’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콜마그룹 관계자는 “창업주가 구축한 산업의 기반 위에 2세 경영 체제가 전략적 확장과 실행력을 더해 이룬 결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확장된 체급에 걸맞은 책임경영과 투명한 거버넌스를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인공지능(AI) 기반 연구개발과 생산 혁신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전반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려 기업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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