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가 그린 일러스트.
김천혁신도시 상가 공실률 44%… 절반은 가족 두고 이주한 ‘반쪽짜리’
2차 공공기관 이전 시동 걸었지만… 전문가 “일자리 없인 밑빠진 독”
정부가 최근 2차 공공기관 이전 추진 계획을 발표했지만 앞서 1차 공공기관 이전 지역의 상권 및 주택시장은 여전히 침체된 탓에 정주여건을 조성하지 못하면 같은 흐름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앞서 정부는 수도권에서 혁신도시 및 세종시 등으로 이전하도록 계획된 153개 공공기관 이전을 마무리했다. 지역별로 보면, 세종시 19곳, 광주전남 16곳, 부산 13곳, 강원·전북 12곳, 충북·경남 11곳, 대구 10곳, 울산 9곳, 제주 6곳 등이다.
각기 다른 지역으로 분산 이전했지만 균형 발전의 효과는 미미하다. 일부 공공기관의 직원들이 옮겨왔다고 해도 정주 여건이 조성되지 않아 상가 공실률은 최고 40%를 웃도는 상황이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경북김천혁신도시의 올해 2분기 기준 집합상가 공실률은 44%로 나타났다. 상가 10곳 중 4곳 이상이 비어있다는 뜻이다.
광주전남혁신도시는 36.2%, 대구혁신도시 31.9%, 전북혁신도시도 28.2%에 달했으며, 충북혁신도시 23.1%, 원주혁신도시 15.9%로 진주혁신도시(3.8%)를 제외하곤 공실률이 지역 전체 평균 대비 높은 편이었다.
10개 혁신도시 중 절반은 이주율이 목표치보다 낮았다. 올해 6월 기준 충북혁신도시의 가족동반 이주율은 50.6%에 불과했고, 경북도 51.6%에 그쳤으며, 경남(70.3%)과 울산(71.3%), 강원(72.4%)도 이주율이 목표치를 밑돌았다.
주택 시장도 매매보단 전월세 등 임시 거주의 수요가 높은 편이다. 가장 많은 공공기관이 이전한 세종시의 경우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올해 8월 기준 99.1로 100을 밑도는 반면, 전세수급지수는 101.2로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 올해 누적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또한 0.75% 하락을 기록했지만 전세가격 변동률은 4.06%로 전국 평균을 웃돈다.
매매 매물은 쌓이는 반면 임대 물량은 감소세다. 이날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세종의 아파트 매매 물건은 1만345건으로 1년 전(7965건)보다 29.8% 증가하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울산(16.7%)과 제주(15.4%), 충남(12.7%) 등이 뒤를 이었다. 전월세 물건의 경우 울산을 제외하곤 전 지역에서 최소 28.5% 이상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1차 공공기관 이전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단순 지역별 분산을 지양하고 연관성이 있는 기관들을 모아 일자리 및 혁신을 창출하는 방식으로 2차 이전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 이전으로는 균형 발전이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에 다른 관점에서 문제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최원철 연세대 미래부동산개발 최고위과정 책임교수는 “공공기관을 이전한다고 해도 자녀 교육 등으로 대다수는 수도권에 집을 두고, 지역에서 근무하는 직원만 세를 얻어 사는 경우가 많다”며 “현실적으로 일부 공공기관의 이전만으로는 정주 여건 조성이나 균형 발전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균형 발전을 이루기 위해선 먼저 민간 일자리가 많아야 하는데 공공기관 이전으로는 해당 지역의 일자리 창출에 한계가 있다”며 “반대가 극심한 상황에서 억지로 이전을 추진하기보단 관광객 유치를 늘려 지역 활성화를 지원하는 등 시간을 충분히 두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다솜 기자(cott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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