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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2030 역린 건드린 용혜인, 지명 2주 만에 사퇴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사퇴했다. 후보자로 지명된 지 14일 만이다.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을 함께 유지하겠다고 선언한 것을 두고 2030세대 반발이 커지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사퇴를 요구했다.

2030 역린 건드린 용혜인, 지명 2주 만에 사퇴

< 물러나는 용혜인 >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운데)가 13일 국회에서 장관 후보직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에게 둘러싸인 채 자리를 옮기고 있다.  /최혁 기자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사퇴했다. 후보자로 지명된 지 14일 만이다.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을 함께 유지하겠다고 선언한 것을 두고 2030세대 반발이 커지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사퇴를 요구했다. 장관 후보자의 잇단 낙마로 인사수석실을 신설하는 등 검증 체계를 손질한 청와대가 지명 전 예상할 수 있었던 논란을 걸러내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당의 사퇴 ‘압박’

용 후보자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으로부터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며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사퇴를 권유한 사실도 공개됐다. 김태선 당대표비서실장은 회견 직후 “민심을 종합한 김 대표의 자진 사퇴 권유를 제가 후보자에게 전달했다”며 “비례대표 겸직이 법적 위반은 아닐지라도 국민 눈높이와 정서에 온전히 부합하지 못한 면이 있었다”고 했다.

당초 민주당은 용 후보자 관련 의혹을 “네거티브 공세”라고 반박하며 엄호했다. 하지만 청년층의 부정 여론이 확산하고 대통령 지지율 하락까지 겹치자 기류가 바뀌었다. 특히 의원직을 유지해 장관 임기 뒤 국회 복귀 가능성을 열어둔 점이 ‘기회의 불공정’에 민감한 2030세대의 감각을 건드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내에서는 사퇴 결정 전부터 “더는 감싸기 어렵다”는 기류가 번졌다. 한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청와대가 진보층을 포섭해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던 인사 같은데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며 “젊은 정치인이면 더 신선하고 정의롭고 공정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다시 불거진 靑 부실 검증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용 후보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국정과 민생에 미칠 부담을 줄이고자 후보자가 스스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본다”고 했다. 장관으로 지명해놓고 여론이 나빠지자 입장을 바꿨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자진 사퇴임을 강조한 것이란 해석이 정치권에서 나왔다.

청와대는 이진숙 전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잇단 논란으로 낙마한 뒤 인사수석실을 신설해 검증 체계를 손질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인사 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사태를 키운 비례대표 의원직 유지 문제는 지명 전에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던 사안이다. 여권 관계자는 “관례상 비례대표를 두 번 지내는 사례가 거의 없는데 용 후보자는 지난 총선 때 비례대표 재선을 하겠다고 요구해 논란이 있었다”며 “이런 배경을 무시하고 지명한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5선인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SNS에 “인사 라인에서 선정도 신중해야 하지만 검증도 철저해야 한다. 추천된 일곱 후보자 중 부동산 문제 등 검증이 용이한 부분까지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고 했다.

야당에서는 이번 인선이 공식 검증을 거치기보다 이 대통령 측근 그룹의 의중에 좌우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 등 경기·성남 인맥이 후보 추천과 인선에 힘쓰면서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 중심의 검증 절차가 사실상 뒷전으로 밀렸다는 주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근거 없는 억측”이라며 “청와대 내부 시스템을 통해 정상적으로 이뤄진 인사”라고 반박했다.

하지은/한재영/이슬기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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