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환경부와 에코나우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매월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녹색기자단=환경일보] 이해미 학생기자 = 나무껍질이나 돌 위에 페인트 자국과 같은 무언가가 묻어 있는 것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그것은 아마도 페인트 자국이 아니라, ‘지의류’라는 생물일 확률이 높습니다. 선태식물인 이끼로도 자주 오해를 받는 지의류는 그 중요성에 비해 대중에게 존재가 덜 알려져 있습니다.
지의류의 생물학적 구성
나무 위에 자란 지의류 /사진=이해미 학생기자
지의류는 흥미롭게도 단일 생물체가 아니며, 균류와 조류가 합쳐져 함께 생활하며 상리공생을 하고 있는 복합 공생체입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대형지의류는 표피층에 특정 담자균류 효모와 세균과 같은 추가적 요소들도 포함할 가능성도 확인되었습니다.
상리공생(mutualism)이란 서로 다른 두 종의 생물이 상호작용을 통해 동시에 이익을 주고받는 관계를 의미합니다. 이처럼 조류는 광합성을 통해 균류에게 영양분을 제공하고, 균류로부터 수분과 생존을 위한 공간을 공급받습니다.
지의류의 균류는 대부분 자낭균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조류는 녹조류 혹은 남조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의류의 몸체에 해당하는 지의체(thallus)는 뿌리와 비슷한 구조인 균사근(rhizine)에 의해 표면에 고정되며, 주요 생장 형태에 따라 분류됩니다.
페인트를 칠한 것처럼 표면에 밀착된 채 자라는 고착지의류, 잎사귀가 펼쳐진 모양의 엽상지의류, 가지가 늘어지는 모양의 수지상지의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종류에 따라 색깔도 다양하며, 노란색, 옅은 초록색, 밝은 파란색, 하얀색 등으로 나타납니다.
생태계 속 지의류의 역할과 중요성
지의류는 식물이 쉽게 자랄 수 없는 암석으로 이루어진 척박한 환경에 가장 먼저 정착하여 ‘생태계의 개척자’ 역할을 수행합니다. 생장 과정에서 산을 배출하여 암석이 토양으로 변화하도록 촉진하며, 다른 생물들이 이후에 정착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줍니다.
위에서 언급한 상리공생 관계 덕분에 지의류는 균류와 조류가 독자적으로 살 수 없는 환경에서도 생존 가능합니다. 남극과 사막, 고산지대, 방사선 수치가 높은 환경을 비롯한 극한 환경에서 높은 적응력을 보이며, 다른 행성을 생물체가 자랄 수 있도록 개척하는 과정인 ‘테라포밍’ 관련 연구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질소고정 능력을 가지고 있는 남조류를 지니고 있는 지의류의 경우 대기 중의 질소를 흡수하여 식물에게 필요한 질소 무기영양소를 생성하여 생태계 물질순환에도 기여합니다.
대기환경오염을 알려주는 지표생물
지의류는 식물과 달리 뿌리도, 두꺼운 표피도, 기공을 여닫는 조절 기능도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공기 중 수분과 오염물질을 비롯한 다양한 물질들을 표면을 통해 걸러내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직접적으로 흡수합니다.
하지만 지의류를 구성하고 있는 조류 세포들은 이산화황과 같은 대기환경 오염물질에 노출되면 광합성을 위해 필요한 엽록소가 파괴되며, 이에 따라 균류도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하게 되어 생존하지 못하게 됩니다.
또한, 지의류는 1년에 몇 mm 안팎으로만 자라는 경우도 있는 만큼 매우 느린 생장 속도를 가지고 있으며, 이전 기간 동안 흡수된 오염물질은 내부에 축적됩니다. 이러한 특성들로 인해 대기환경오염에 민감한 지의류는 주로 청정한 환경에서 서식하며, 지표생물로서 대기 질을 측정하는 생태 모니터링에도 활용됩니다.
이처럼 지의류는 균류와 조류의 상리공생을 통해 형성되는 복합체로,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대기 질을 알려주는 지표생물로도 활용됩니다. 다음번에 나무껍질이나 바위 위에서 지의류 같은 무언가를 발견하신다면, 무심코 지나치지 마시고 한 번 들여다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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