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2026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 DEAD ZONE, DEAD OR ALIVE?

넓고 끊임없이 움직이는 바다 역시 생물이 살아가는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이지만, 일부 해역에서는 생명 활동이 크게 제한되는 공간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바로 ‘데드존(Dead Zone)’이다.

[2026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 DEAD ZONE, DEAD OR ALIVE?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에코나우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매월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한려해상국립공원 /사진=환경일보DB

[녹색기자단=환경일보] 최지수 학생기자 = 넓고 끊임없이 움직이는 바다 역시 생물이 살아가는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이지만, 일부 해역에서는 생명 활동이 크게 제한되는 공간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바로 ‘데드존(Dead Zone)’이다.

데드존은 바닷속 산소가 크게 줄어들어 해양생물이 살아가기 어려워진 해역을 말한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생물의 활동과 분포가 달라지고, 심한 경우 폐사가 발생하면서 해양생태계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그렇다면 바닷속 산소는 왜 줄어들고, 데드존은 해양생물과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바닷속 산소가 사라지는 과정

바닷물에는 대기에서 유입되거나 식물플랑크톤과 해조류의 광합성을 통해 만들어진 산소가 녹아 있다. 이를 ‘용존산소(DO, Dissolved Oxygen)’라고 한다.

용존산소는 해양생물의 호흡에 사용될 뿐만 아니라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는 과정에서도 소비된다. 따라서 바닷속에서는 산소의 공급과 소비가 끊임없이 이루어지며, 산소가 소비되는 양이 공급되는 양보다 많아지면 용존산소가 감소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산소 감소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질소와 인 같은 영양염류의 과도한 유입이다. 영양염류는 원래 식물플랑크톤의 성장에 필요한 물질이지만, 농경지의 비료나 축산분뇨, 생활하수 등을 통해 많은 양이 바다로 유입되면 식물플랑크톤이 지나치게 증식하는 부영양화가 일어날 수 있다.

크게 늘어난 식물플랑크톤이 죽어 바닥으로 가라앉으면 유기물이 되고, 미생물이 이를 분해하면서 많은 산소를 소비한다. 그 결과 저층수의 용존산소가 빠르게 감소할 수 있다.

유기물 분해로 산소 소비가 계속되는 가운데 새로운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저층수의 산소 농도가 낮아져 데드존이 형성될 수 있다.

유기물 분해로 산소 소비가 계속되는 가운데 새로운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저층수의 산소 농도가 낮아져 데드존이 형성될 수 있다. /사진=환경일보DB

데드존을 만드는 바다의 조건

데드존은 모든 바다에서 동일하게 발생하지 않는다. 특히 외해와의 물 교환이 원활하지 않은 반폐쇄성 내만에서는 데드존이 형성되기 쉽다. 이러한 해역은 해수의 순환이 느려 저층수의 산소가 부족해지더라도 새로운 바닷물과의 교환을 통해 빠르게 회복되기 어렵다.

강수량도 데드존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강수량이 증가하면 강과 하천을 통해 바다로 유입되는 담수의 양도 늘어난다. 염분이 낮은 담수는 표층에 머무르는 반면, 상대적으로 염분이 높은 바닷물은 저층에 위치하면서 두 물층 사이의 밀도 차이가 커질 수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표층수와 저층수가 잘 섞이지 않는 ‘성층’이 강해지고, 저층수로 새로운 산소가 공급되기 어려워진다.

수온 역시 중요한 조건이다. 수온이 높아질수록 물에 녹을 수 있는 산소의 양은 줄어들고, 여름철에는 표층수가 따뜻해지면서 성층도 강해지기 쉽다.

따라서 해수의 순환이 느린 해역에서 강한 성층과 높은 수온이 함께 나타나면 저층수의 산소가 더욱 부족해져 데드존이 형성되기 쉬워진다.

2025년 여름철 진해만 저층 용존산소 수평분포. 6월 19일 관측 결과, 진동만·당동만·고현만·원문만 등 내만을 중심으로 산소부족 물덩어리(빈산소수괴)가 나타났다. /자료제공=국립수산과학원

Dead or Alive, 누가 살아남을까?

물고기와 조개, 갑각류 등 다양한 해양동물은 아가미나 몸의 표면을 통해 용존산소를 흡수하고, 이를 세포호흡에 이용해 움직임과 성장, 번식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다.

하지만 데드존이 형성되었다고 해서 모든 생물이 같은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물고기처럼 이동성이 높은 생물은 산소가 부족해지면 비교적 산소가 풍부한 다른 해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

반면 조개류처럼 해저에 서식하거나 이동 속도가 느린 저서생물은 빠르게 벗어나기 어려워 저산소 환경에 더 오래 노출될 수 있다. 산소 부족이 심해지거나 장기간 지속되면 결국 폐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저산소 환경을 견디는 능력도 생물마다 다르다. 산소 부족에 민감한 종이 줄어드는 동안 이를 비교적 잘 견디는 종은 살아남을 수 있어, 데드존이 지속되면 해역을 구성하는 생물의 종류와 비율도 달라질 수 있다.

이처럼 민감한 종이 감소하고 일부 종의 비중이 높아지면 생물군집이 단순해지고 생물다양성도 감소하면서 바닷속 생태계의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

데드존이 남긴 변화

데드존이 넓어지면 해양생물이 이용할 수 있는 서식 공간도 줄어든다. 이동할 수 있는 생물은 산소가 충분한 곳으로 피할 수 있지만, 그 결과 특정 해역에 생물이 몰리거나 기존에 이용하던 서식지를 잃을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인간의 생활과도 연결된다. 어류와 새우처럼 이동성이 있는 생물이 다른 해역으로 이동하면 어장이 달라질 수 있고, 산소 부족이 장기간 지속되면 수산자원의 성장과 생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한곳에서 키우는 양식생물은 저산소 해역을 스스로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에 피해에 더욱 취약하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2021년 멍게의 연간 생산량은 전년보다 약 43% 감소한 1만 7000톤 수준으로, 빈산소수괴가 생산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데드존은 해양생태계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어업과 양식업 같은 인간의 경제활동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국내 멍게 생산량 변화(2020~2021) /자료제공=국립수산과학원

죽은 바다는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데드존이 형성되었다고 해서 그 바다가 영원히 생물이 살 수 없는 공간으로 남는 것은 아니다. 산소 부족을 일으키는 원인이 완화되고 표층수와 저층수의 혼합을 통해 산소가 다시 공급되면 해역의 용존산소도 회복될 수 있다.

다만 오랜 기간 많은 영양염류와 유기물이 축적된 해역은 원인을 줄이더라도 회복까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데드존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육지에서 바다로 유입되는 과도한 영양염류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농경지에서는 필요한 양과 시기에 맞게 비료를 사용하고 축산분뇨가 하천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생활하수와 폐수에 포함된 영양염류를 충분히 제거하는 하수처리 역시 중요하다. 이와 함께 각 해역의 용존산소와 영양염류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면 데드존의 발생과 확산에도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동부에 위치한 체서피크만에서는 1980년대 중반부터 영양염류 유입을 줄이기 위한 관리가 이어졌다.

2022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이러한 질소 유입 감소가 체서피크만의 데드존 규모를 줄이는 데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영양염류의 유입을 지속적으로 관리한다면 산소를 잃었던 바다도 다시 생물이 살아갈 수 있는 공간으로 회복될 수 있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