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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 제구력’ 곽빈, 꽉 찬 에이스로

지난 29일 잠실구장 두산-키움전. 5강을 굳혀가는 두산과 4시즌 연속 최하위가 확정적인 키움 간 다소 맥 빠진 매치업이 될 수 있었던 이날 경기에 쏠린 야구팬들의 시선이 뜨거웠다. 현재 리그를 대표하는 토종 에이스 간 맞대결이 성사됐기 때문이다.

주말 키움 안우진과 ‘세기의 대결’

6이닝 8삼진 등 두산 승리 이끌어

올 시즌 리그 최고 투수 자리매김

아시안게임 ‘1선발’ 활약 기대

지난 29일 잠실구장 두산-키움전. 5강을 굳혀가는 두산과 4시즌 연속 최하위가 확정적인 키움 간 다소 맥 빠진 매치업이 될 수 있었던 이날 경기에 쏠린 야구팬들의 시선이 뜨거웠다. 현재 리그를 대표하는 토종 에이스 간 맞대결이 성사됐기 때문이다.

전날 경기가 비로 취소되면서 키움은 안우진의 선발 등판을 유지했고, 두산은 선발을 박신지에서 곽빈으로 교체했다. 비가 만들어준 KBO리그 간판 투수의 정면승부를 보기 위해 미국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도 잠실구장을 찾았다. 프로 데뷔 후 두 선수의 첫 선발 대결이었다.

그리고 이날 쇼케이스에서 곽빈은 자신의 상품성을 제대로 홍보했다. 곽빈은 6이닝 동안 8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5피안타 3볼넷 2실점의 역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5이닝 5실점을 기록한 안우진(사진)에게 완승을 거뒀다.

1회초 2사 1루에서 키움 케스턴 히우라를 상대로 던진 직구는 시속 160.3㎞를 찍었다. 자신의 커리어 최고 구속이었다.

곽빈은 2026시즌 최고의 투수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의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24경기에 선발 등판해 이날까지 11승(5패)을 따내며 평균자책 2.36을 기록 중이다. 다승 부문에서 1승 뒤진 2위를 달리고 있지만, 이 밖에 평균자책, 삼진(169삼진), 이닝(141이닝), 퀄리티스타트(17차례) 등에서는 1위를 지키고 있다. 그러면서 2011년 KIA 에이스였던 윤석민 이후 15년간 나오지 않는 토종 투수 주요 부문 3관왕(다승·평균자책·탈삼진)도 시야에 두고 있다.

곽빈은 줄곧 자신을 낮춰왔다. 비교 대상이 항상 안우진이었기 때문이다. 직전 경기인 지난 23일 잠실 롯데전에서 7이닝 8탈삼진 무실점을 해내고도 ‘한국 대표 투수’라는 말에 “(안)우진이 정도 되어야 (한국 야구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지금 우진이 성적만으로 절대 평가를 해서는 안 된다. (부상 때문에) 3년을 쉬고 왔는데 이렇게 던지는 것만으로도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둘은 1999년생 동갑내기다.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각각 두산, 키움의 지명을 받아 프로 생활을 함께 시작했다. 먼저 주목받은 건 안우진이었다. 안우진은 2022시즌 196이닝을 던지면서 15승(8패) 평균자책 2.11의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삼진을 224개나 잡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그해 평균자책, 삼진, 이닝 부문에서 1위로 시즌을 마쳤다.

곽빈이 무르익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했다. 곽빈은 2023시즌에 데뷔 후 첫 두 자리 승리(12승7패)와 첫 2점대 평균자책(2.90)을 기록했고, 2024시즌 다승 1위(15승9패)를 거머쥐며 리그 정상급 투수 반열에 올랐다. 제구에 대한 물음표까지 완벽하게 지운 올해 곽빈은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그래서 안우진을 넘어선 이날 승리가 더 특별할 듯했다. 그러나 곽빈은 “제발 나를 안우진과 비교하지 말아달라”며 “내년에 우진이가 어떤 성적을 내는지 봐달라. 내가 장담한다”면서 오히려 친구를 높였다.

그러나 올해만큼은 곽빈의 시간임을 부인할 수 없는 최고의 투구를 펼치고 있다. 류지현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은 대회 5연패에 도전하는 9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와일드카드 선수로 곽빈을 선발했다. 곽빈은 함께 뽑힌 선발 투수들 중에서도 단연 1선발로 꼽힌다.

곽빈과 안우진의 선의의 경쟁은 이어진다. 곽빈은 안우진보다 1년 빠른 2027시즌 뒤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미국 진출이 가능하다. 둘을 향한 빅리그의 관심도 뜨겁다. 이날 경기장에는 뉴욕 양키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캔자스시티 로열스 등 메이저리그 5개 구단 스카우터가 왔다. 곽빈은 이들의 마음을 충분히 사로잡을 만한 피칭을 선보였다.

곽빈의 키움전 승리투를 지켜본 김원형 감독도 “2026년의 곽빈이라면 더 잘 던질 수 있었을 것”이라며 ‘가을야구’를 앞두고 더 커진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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