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00조 진입 후 17년 만의 성과…상장사 60% 이상 외형 성장
1996~2025년 30년 간 국내 1000대 기업 매출 변동 현황. 자료=한국CXO연구소
매일일보 = 권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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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사 상위 1000곳의 연간 매출 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2000조원을 돌파했다.
6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2025년 발표 기준) 국내 1000대 상장사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2092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매출 1000조원 시대를 처음 열었던 2008년 이후 17년 만에 거둔 성과다. 조사 대상 1000개 기업 중 61.3%인 613곳의 매출이 전년 대비 증가하며 산업 규모가 확장됐다.
국내 매출 1위는 24년 연속 삼성전자가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은 238조43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결 기준 매출도 333조6000억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1000대 기업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4%에 달했다.
매출 상위권 순위에서는 반도체 업황 회복에 힘입은 SK하이닉스의 약진이 눈에 띈다. SK하이닉스는 별도 매출 86조852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5위에서 두 계단 상승한 3위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전년도 3, 4위였던 현대차(4위)와 기아(5위)는 각각 한 계단씩 밀려났다. 매출 2위는 한국전력공사(95조5361억원)가 차지했다.
산업계 전반의 규모도 커졌다. 매출 1조원이 넘는 1조 클럽 기업은 255곳으로 나타났으며 광동제약과 에이피알, 실리콘투 등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매출 10조원을 넘긴 기업도 40곳에 달해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특히 고려아연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10조원을 돌파했고 삼성중공업은 11년 만에 10조 클럽에 재진입했다.
증권가와 산업계는 지난해 상장사들의 매출 급증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증가와 전방 산업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따른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매출이 1년 새 55.8% 급증한 것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선전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다만 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원자재 가격 변동과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외형 성장에 비해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 개선 속도는 상대적으로 완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반면 업황 부진을 겪은 일부 대기업은 매출이 감소했다. 삼성SDI는 전년 대비 매출이 4조6000억원 이상 줄며 28.8%의 하락률을 보였고, 대우건설(-23.7%)과 삼성E&A(-30.2%) 등 건설 및 소재 분야 기업들도 2조원 이상 매출이 줄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향후 국내 상장사 중 2~3년 사이 별도 기준 매출 100조원을 넘는 ‘매출 100조 클럽’에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도 2~3곳이 추가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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