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처스컷 광화문점 한우 티본 스테이크. /붓처스컷 홈페이지 캡처
서울 광화문 일대가 스테이크하우스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푸드테크가 숙성 스테이크를 앞세운 레스토랑을 열고, 미국 뉴욕에서 출발한 울프강과 한우 전문점 마치가 가세했다. 붓처스컷 등 기존 업체도 매장 재단장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대기업과 특급호텔, 관광 명소가 밀집한 도심에서 업무상 식사와 기념일 외식은 물론 외국인 큰손까지 잡으려는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한화 파블로·울프강 잇단 출점
6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한화푸드테크는 지난 4월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더 플라자 다이닝’을 열고 스테이크를 주력으로 하는 그릴 레스토랑 ‘파블로’를 선보였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울프강 스테이크하우스 광화문점과 한우 스테이크 전문점 마치가 잇따라 문을 열었다. 붓처스컷도 지난 9월 광화문점을 전면 재단장하는 등 신규 출점과 기존점 재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한화푸드테크가 지난 4월 24일 문을 연 더 플라자 다이닝은 KT광화문빌딩 웨스트 15층의 약 450평 공간에 한식·중식·그릴 레스토랑을 모은 복합 외식 공간이다. 이 가운데 파블로는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를 대표 메뉴로 내세웠다. 복도에 개방형 숙성실을 설치해 고기가 숙성되는 과정을 볼 수 있도록 했다. 경복궁과 북악산 일대를 내려다보는 전망과 와인을 함께 내세워 업무상 모임과 미식 관광 수요를 공략한다.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내 한화푸드테크의 '더 플라자 다이닝' 전경. 통창 너머로 광화문광장 일대와 청와대가 보인다. /권용훈 기자
울프강은 지난해 8월 세종대로에 광화문점을 열었다. 약 200평 규모로 최대 210명을 수용할 수 있다. 미국 농무부(USDA) 프라임 등급 소고기를 28일 이상 건조 숙성한 뒤 고온에서 굽는 뉴욕식 스테이크를 선보인다. 별실 7개와 와인 1500병을 보관할 수 있는 셀러도 갖췄다. 고기뿐 아니라 독립된 식사 공간과 와인 구색에 투자한 것이다.
종각역과 연결된 그랑서울에는 지난해 10월 말 마치가 들어섰다. 외식업체 잇아웃이 운영하고 주옥·줄라이 출신 이종욱 셰프가 이끄는 한우 스테이크 전문점이다. 100평이 넘는 매장에서 누룩으로 숙성한 1+등급 이상 한우를 코스 요리로 제공한다. 미국식 건조 숙성 소고기부터 한국 식재료를 활용한 한우까지 같은 도심 상권에서 경쟁하는 구도다.
사진=한화푸드테크
붓처스컷도 재단장…모임 수요 공략
삼원가든을 모태로 한 외식기업 다인힐은 지난 9월 18일 붓처스컷 광화문점을 전면 재단장해 다시 열었다. 붓처스컷은 2011년 서울 한남동에서 출발한 국내 스테이크하우스 브랜드다. 현재 도산·광화문·판교 3곳에서 매장을 운영하며, 배우 이민정 등 연예인들도 즐겨 찾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한우와 미국산 소고기에 각각 맞춘 자체 숙성 기법을 적용하고, 스테이크에 와인·칵테일·싱글몰트 위스키를 곁들이는 ‘바 앤드 그릴’을 지향한다. 서울파이낸스센터 지하 2층에 있는 광화문점은 총 106석 규모다. 별실은 일부를 합쳐 최대 22명까지 수용할 수 있어 소규모 업무 미팅부터 단체 모임까지 대응한다.
광화문에 이들 매장이 모이는 배경에는 업무·문화시설이 밀집한 입지가 있다. 기업과 관공서의 업무상 식사 수요에 더해 인근 특급호텔에 머무는 외국인 사업가와 고급 외식을 즐기는 해외 관광객도 주요 고객층으로 꼽힌다. 경복궁·덕수궁·청계천 등 관광 명소를 찾는 외국인 방문객을 식사 수요로 연결하기에도 유리하다.
울프강 스테이크하우스 광화문점. /울프강 스테이크하우스 제공
외국인 큰손 몰리는 광화문
해외에서도 익숙한 스테이크에 다양한 와인과 격식을 갖춘 서비스를 곁들여 외국인 고객의 문턱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울프강도 광화문점 개장 당시 정부·기업·문화 인프라가 모인 입지를 강조했다. 평일 업무상 모임부터 주말 가족 외식, 외국인 관광객까지 아우를 수 있는 상권인 셈이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과 관광 소비가 늘어나는 점도 도심 외식업계가 주목하는 배경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약 1711만 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관광 분야 카드 소비액은 15조9416억원으로 47.7% 늘었다. 관광 명소와 특급호텔이 밀집한 광화문에서도 외국인 고객을 겨냥한 고급 외식 시장이 커질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대형 오피스 건물의 식당가 재편도 맞물렸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해 10월 그랑서울 상업시설을 ‘스타필드 애비뉴’로 바꿨다. 약 1900평에 개장 당시 42개 브랜드를 배치하고 이 가운데 약 90%를 식음료로 채웠다. 마치가 들어선 4층에는 암소서울 등도 입점했다. 건물 안 직장인의 끼니를 해결하는 데서 나아가 식사 자체를 목적으로 방문할 만한 매장을 모은 것이다.
관건은 대형 매장을 채울 수요를 꾸준히 확보하느냐다. 넓은 공간과 숙성시설, 와인 등을 갖추는 데 투자한 만큼 평일 업무상 모임에 더해 주말 가족 외식과 관광 수요까지 끌어와야 한다. 광화문 스테이크 경쟁은 고기 맛과 브랜드를 넘어 전망과 별실, 서비스 등 식사 경험 전반을 둘러싼 경쟁으로 넓어지고 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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