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금은방에 골드바가 진열돼 있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뉴스1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열기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금값이 이란 전쟁 이후 약세를 보였지만, 각국 중앙은행은 올해 3분기에만 금 321t을 순매입하며 2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보유량을 늘렸다.
3분기 금 321t 순매입…2년 만에 최대
3일 세계금협회(WGC)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각국 중앙은행의 금 순매입량은 321t으로 나타났다. 2024년 이후 분기 기준 가장 빠른 매입 속도다. 연초에는 금 확보 움직임이 주춤했지만 1~9월 누적 순매입량은 675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중앙은행의 꾸준한 금 확보는 국제 금값을 떠받치는 주요 동력으로 꼽힌다. 이들은 지난 1월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찍기까지 수년간 이어진 상승 흐름을 뒷받침한 핵심 매수 주체였다.
다만 금값은 지난 2월 말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약 25% 떨어졌다. 에너지 가격이 뛰면서 각국의 통화 긴축 가능성이 커졌고, 이자 수익을 제공하지 않는 금의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약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존 리드 WGC 수석 시장 전략가는 “장기적으로 달러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면 보유 중인 단기 미국 국채의 만기가 돌아왔을 때 강세를 보이는 달러를 활용해 금을 매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사고 러시아는 팔았다…매수 전략 엇갈려
국가별 매입 규모에서는 중국이 63t으로 가장 앞섰으며 폴란드가 41t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러시아는 주요국 중 유일하게 순매도에 나서 3분기에만 19t을 팔아 치웠다.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거래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WGC가 집계한 중앙은행 금 매입 추정치의 약 3분의 2는 각국 통화당국이 공개하지 않은 물량이었다. 협회는 컨설팅업체 메탈스포커스가 공개 자료와 무역 통계, 현장 조사 등을 종합해 산출한 추정치를 반영하고 있다.
한편 금 가격은 중동 전쟁 장기화와 국제유가 상승, 금리 인상 전망 등의 여파로 최근 수개월간 약세를 보였지만 투자 수요가 모두 위축된 것은 아니었다.
WGC에 따르면 3분기 금 상장지수펀드(ETF)의 금 보유량은 211t 늘어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앙은행의 금 확보 움직임과 ETF를 통한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금 시장에서는 가격 하락과 매수 수요 확대가 교차하는 흐름이 관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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